우면산 산길에서 만난 나의 친구들
늦겨울 내린 눈이
우면산 산길에 쌓여 있다
눈 위에 발자국을 남기며
산길을 오른다
이 산길에는
낯익은 친구 나무들이
아침 산길을 오르는
나를 기다리고 있다
산길에 쌓인 눈들이
반갑게 나를 맞이하고 있다
언젠가 나와 작별 인사를 나누었던 그 시냇물이
하늘의 흰 구름이 되어
나를 반갑게 내려다보더니
이제 너는 흰 눈이 되어
우면산 산길에 내려와
오늘 우리는 다시 만나게 되는구나
봄이 오면
너는 다시 물이 되어
산골짝 작은 계곡 맑은 개울을 흘러
강물이 되고
흰 구름이 되어
푸른 하늘을 다시 수놓게 되겠지
언젠가 이슬비가 되어
내게 돌아오면
노오란 우산을 쓰고
너를 기다리겠다
밤새 흰 눈이 내린
우면산 산길을 오른다
나의 친구 나무들
산길의 하얀 눈
그들과 하나가 되어
마음의 이야기를 나누며
산길을 걷는다
어머니의 마음처럼 따뜻한
자연의 품 안에 함께 안기어
하얀 눈 쌓인 산길을 걷는다
*2007. 1. 27. 우면산 산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