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의 형제들에게
오랜만에 다시 찾아온 터키
정듯 옛 고향에 돌아온 마음이다
시골 아저씨처럼
구수한 터키 사람들
소박한 표정들
반갑게 나를 껴안으며
내 얼굴에 부비는
팔순 참전 용사의 턱수염 감촉이
내 가슴을 따뜻하게 한다
터키 형제들의 정을
가슴으로 느끼며
내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터키 참전 용사들과 함께한
이스탄불에서의 밤
한국전에 참전하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지금도 꼬레아의 땅에묻혀 있는
터키 젊은이들의 이야기에
가슴아픈 밤이었다
20대의 젊은 청춘에
낯선 먼 나라
꼬레아에 와서
38선 너머 철의 삼각지에서
공산구의 따발총과 맞서
용감하게 싸웠던 그들
전사한 친구 전우들을
낯선 땅에 두고 온
그들의 가슴은
한국전에 참전했던
그때의 감정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이제 팔순의 할아버지가 되어
나를 부둥켜안아 주는
터키의 형제들이여
나는 당신의 눈동자에서
국경을 넘은
정을 느낀다
먼 이국의 땅에 묻혀
신혼의 아내 품에
돌아오지 못한
터키의 참전 용사들
당신은 아직도
꼬레아의 땅에 묻혀 있는데
유복자를 기르며
평생을 당신만을 기다려온
신혼 때 두고 온 당신의 아내
이제 출순의 할머니가 된 지금도
당신이 묻혀 있는
꼬레아를 그리워하고 있다
당신을 잊지 못하는 눈동자로
살아생전에
단 한 번만이라도
이국의 땅
먼 나라 꼬레아에 묻혀 있는
당신의 묘비를
가슴에 안아주고 싶다는
당신의 아내
20대 초년의 젊은 나이에
그녀를 두고 꼬레아로 떠났던 당신을
아직도 그리워하는
칠순 할머니의 얼굴에는
외롭게 살아온 한스러운 삶과
그리움이 남아 있다
*2007. 6. 터키의 한국전쟁 참전용사들과 함께하면서…. 이스탄불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