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풀벌레들의 합창
가을의 산길에서
풀벌레들이 외치는
합창 소리를 듣고 있다
수많은 풀벌레들이
제각기 목소리를 내며 외치는 소리
숲 속의 합창처럼 들려온다
저토록 소리 내어 외치는
풀벌레들의 합창
이제 가을이 익어가면서
저들도 떠나야 할 때가 되었구나
떠나야 할 아쉬운 작별의 시간을 생각하면서
애절한 이별의 노래를 부르고 있구나
여름날
이 산에서 태어나
산새들과 나무들과 함께 살아온 풀벌레들
가을바람과 함께, 낙엽과 함께
이곳을 떠나야 할
그날이 다가오고 있구나
이 산에서
여름내 함께했던 친구들
산과 나무들을 뒤로하고
이 세상을 떠나야 하는 풀벌레들
저들이 외치는 작별의 합창 소리에서
사무치는 외로움이
내 가슴에 스며든다
풀벌레들의 마음이 느껴온다
*2007. 9. 17. 우면산 산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