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둥지 찾아온 산까치



우면산 산길 느티나무 위
산까치 둥지에
아침 햇살이 비치고 있다

온 여름
푸르던 느티나무 잎들이
황갈색 가을빛으로 물들어 가고 있다

온 여름 비어 있던 까치집에
나이 어린
작은 까치 한 마리가 찾아와 있다
고향 집에 돌아온 산까치

지난 초봄
한 쌍의 산까치가 찾아와
어디선가 물어온 나뭇가지를 쌓으며
느티나무 위에
예쁜 둥지 새집을 만들었다

봄이 되어 따뜻한 햇볕 속에서
산까치 한 쌍이 지켜온 둥지에는
새끼 까치들이 태어났다

둥지에서 퍼득이던 작은 새끼 산까치들
어느새 하늘을 날게 되고
그들은 느티나무 둥지를 떠났다

온 여름내
산까치들은 넓은 세상을 날아다녔고
푸른 잎새 사이로 보이던 산까치 집은
언제나 비어 있었다

어느덧
가을바람이
우면산 자락에 불어오면서
여름내 푸르던 나뭇잎들이
어느새 가을빛으로 물들었다

오늘 아침
태어난 옛집 둥지를 찾아온 까치 한 마리
가을이 물들어 오면서
그는 고향 집 둥지를 찾아온 것인가

태어난 둥지를 찾아온 산까치를 보면서
문득 내 고향 상주 숫골
어릴 적 자라온 시골 마을이 가슴에 다가온다


*2007. 9. 17. 우면산 산마루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