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짝 계곡을 흐르는 물과 나눈 이야기



산비탈 작은 계곡을 흐르는 물속에
발을 담그고
돌 사이를 흐르는
물소리를 듣고 있다

계곡의 돌 틈에서 흘러나온 물들
산속 나무뿌리 사이로 흘러나온 물들
작은 계곡에서 함께 만나
다정한 물소리를 내며 흘러간다

계곡에서 만나는
수많은 돌들을 씻어주고 어루만지며
산속에 조용한 물소리를 남기면서 흘러간다

산골짝 계곡을 흐르는 작은 개울
내 발등을 다정하게 씻어주며
조용한 물소리 음악을 내게 들려주고 있는 너는
이제 나와 헤어지면
이 개울을 따라 흘러가
어느 아름다운 시냇물과 만나게 되고
많은 친구들과 함께하겠지

저 산 아래 멀리 바라다보이는
강물과도 만나
함께 먼 바다로 가겠지

내 발등을 씻어주며
나와 작별의 인사를 나누는 너는
언젠가 흰 구름이 되어
저 푸른 하늘 위에서
이 산길을 다시 찾아온 나를
반가운 표정으로 내려다보겠지

어느 날엔가
너는 비가 되어
어느 이름 모를 소녀의 우산을 적셔주겠지

이 산 계곡의 나무들과 함께
너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너의 조용한 물소리를 듣고 있다
다정한 작별의 인사를 나누면서